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 수단이다. 수면무호흡증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비인후과 민혜규 교수(경희의료원)는 "양압기를 꾸준히 사용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심혈관·뇌혈관 질환을 60%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복잡한 보험 기준과 까다로운 사용 시간제한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해왔다. 특히 한 달이라도 사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험 기준 충족을 위해 처음부터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기존 제도는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이런 환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2024년부터는 제도가 대폭 개선됐다. 이제 환자들이 양압기를 일시적으로 사용하지 못해도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 하지만 개선된 제도를 잘 모르고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점들이 개선됐을까, 또 양압기 처방과 급여 산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민 교수에게 상세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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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양압기 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하나요?
전문의가 환자분의 증상을 듣고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고 하면 가장 먼저 수면다원검사를 처방하는데요. 이 수면다원검사가 양압기 처방의 가장 첫 번째 단계이고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검사입니다.

수면다원검사에서 무호흡 저호흡 지수(AHI)가 15를 넘는 경우 양압기가 처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15를 넘지 않더라도 다음의 경우에는 양압기를 보험으로 처방할 수 있습니다.

• AHI가 10 이상이면서 불면증, 주간 졸음, 인지 기능 감소, 기분 장애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
• AHI가 5 이상이면서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의 기왕력이 있거나 산소 포화도가 85% 미만이 되는 경우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건강보험 양압기 급여 대상자 등록 신청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등록 신청서와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공단에 제출하면 급여 대상자 등록이 되게 됩니다.

급여 대상자가 등록되면 이때부터는 양압기를 보험으로 처방받을 수 있고, 양압기를 대여해 주는 업체와 양압기 대여 계약을 하게 됩니다.

Q. 한 번 양압기 급여 대상자가 등록되면 그 자격을 박탈당하는 경우는 없나요?
일단 양압기 급여 대상자 등록 자체는 수면다원검사 기준에 따라서 등록이 되는데, 이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사용 시간 기준을 충족시켜야 됩니다.

처음 양압기를 처방받은 후 90일 동안을 최초 순응 기간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그 순응 기간에 양압기를 꾸준히 잘 사용할 사람이라는 걸 입증해야 건강보험에서도 급여를 계속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자격을 주게 됩니다.

평가 기준은 90일의 순응 기간 중 연속된 30일에 하루 4시간 이상 양압기를 사용한 날이 21일, 즉 70% 이상이 돼야 합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면 급여 등록을 유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이후로는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양압기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들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급여를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이 조금 완화됩니다. 이때는 매달 양압기 사용 기록을 양압기 회사나 공단에 직접 제출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 한 달 동안 양압기를 사용한 평균 시간이 2시간 이상이면 급여 대상자 자격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중간에 보험 급여 자격을 상실하게 되면 계속 사용할 수 없나요?
2024년 제도 개선 이전에 환자분들이 가장 불편해하시던 부분이었습니다. 제도 개선 전에는 처방 기간 중 환자분들이 양압기 사용을 잘 못한 기간이 있으면 바로 급여 대상자에서 탈락이 됐습니다. 그래서 수면다원검사부터 시작해 모든 급여 등록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겪어야 했습니다. 이 점 때문에 양압기 사용을 포기하는 환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2024년부터는 제도가 개선되었습니다. 순응 기간 이후 양압기 사용을 잘 못하게 되더라도 급여 대상자 자격은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양압기 사용을 잘 하지 못한 한 달간은 요양비가 지급되지 않아 본인 부담금이 100% 발생합니다. 이후에는 급여 등록 과정을 다시 진행할 필요 없이 다시 양압기를 잘 사용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다시 보험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Q. 급여 기준을 유지하려고 사용하지 않는데 기계만 작동시키는 등 악용 사례는 없나요?
급여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서 깨어 있는 동안에도 양압기를 착용하고 TV를 보거나 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쁜 방식은 아닙니다.

양압기에 익숙해지기 전 최초 순응 기간에는 양압기에 더 잘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적응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저녁에 TV 보면서 한 2시간 정도 사용해 보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수면 여부와 상관없이 기계만 켜놓고 착용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양압기 마스크로 바람이 계속 새기 때문에 그 정도는 기계에서 구분을 할 수가 있습니다. 수면 여부보다는 실제 착용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Q. 양압기 보험 급여를 받기 위한 복잡한 행정 절차, 병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이 절차가 말로만 들으면 굉장히 복잡해 보이기 때문에 이 제도도 계속 간소화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환자에게 양압기를 처방받을 때까지의 과정이나 기준들에 대해서 최대한 자세하고 이해하시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후 양압기 대여 업체에서도 병원에 상주 직원을 두거나 콜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환자들의 궁금증에 대해 바로 안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Q. 양압기 치료, 비용 대비 효과가 있을까요?
양압기 자체만 보면 매달 대여료도 내야 하고 관리하는 것도 번거롭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압기를 장기간 꾸준히 잘 사용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 같은 주요 합병증을 60%까지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질환이 발생했을 때 지출하는 의료비와 개인이 잃는 건강에 비교하면 양압기 대여료는 그렇게 높지 않은 금액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또, 최근에는 양압기 대여에 대해서 보험 급여가 적용되기 때문에 아주 낮은 금액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 말고 의료진과 상담하고, 양압기를 사용해 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행복한 인생을 말할 때 우리는 '잘 먹고, 잘 자는 것'을 먼저 꼽는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 특히 잠을 방해하는 요인 중 '수면무호흡증'은 잘 자는 문제를 넘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하이닥은 <대한수면호흡학회>와 함께 질환으로써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그리고 가장 확실한 치료법인 '양압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